목록서랍장 (41)
장미빛 어흥!
(...) 그리고 이런 기복주의 신앙은 한국인의 종교적 심성의 기층을 차지하는 샤머니즘, 혹은 무교의 바람직스럽지 못한 영향 때문이라는 진단이 별반 고민 없이 내려지고 또 받아들여진다. (...) 한국인들의 기층적 종교 심성이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제대로 규명되지도 않은 일종의 '이념적' 개념인데 (...) '무교는 우월한 그리스도교와는 달리 기복에만 치중하는 좀 열등한 신앙체제'라는 (...) '무교의 기복은 정상적이지 않다'라는 또 하나의 '검증받지 못한 판단'이 숨어있음을 (...) 과연 그러한가? (...) 기복을 개인주의적 축재나 그 이상을 넘어서는 이기적 행위의 연장으로 파악하려고 하는 시도는 기실 무교적인 신앙행태에 대한..
(...) 매우 젊은 시절에 처음으로 네덜란드에 갔을 때 거기 사람들은 내가 독일인이고, 자기 친척들이 나치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는 이유로 나와 이야기하지 않으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기서, 내게 분명했던 것은 내가 한 일이 아무 것도 없는데도―사실 나는 너무 어렸다―이들이 등을 돌리고 나에게 말을 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언어로나 문화로나 유산으로나 죄책과의 관련성 안에 살고 있는 인간 사회에 속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사실로부터 빠져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 그리고 이 객관성이 죄 개념의 일부이다. 또한 죄는 확실히 나의 결정, 나의 자유 의지, 하느님에 대한 나의 "부정"이지만 또한 내가 타고난 나의 운명이다. (...) 그리고 집단적 죄를 말하는 것이 부적절하..
만약 여기서 설득력 있는 하나의 해결책이 있다면, 내 생각으로는 하나님의 비하(卑下)다. 하나님은 단지 우리만이 고난을 받도록 버려두지 않고, 십자가에서 우리와 함께 고난을 받는다. 하나님은 단지 동정만 하지 않고, 함께 고난을 받는다. 다른 모든 해결책들은 신정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억압한다. 신정론 문제는 오직 여기서만 – 십자가에서만 – 해결된다. 만약 기타모리가 “고통”을 “하나님의 본질”로 보았다면, 그의 하나님의 고통의 신학은 이런 방향으로 생각한 것이다. “인간의 고통”은 하나님의 고통의 한 가지 상징이다. 오직 우리 자신의 고통을 통해서만 우리는 하나님의 고통을 배울 수 있다. 하나님은 – 한스 요나스가 말하듯이 – “고난을 받는 하나님”이며, 결코 전능한 원격조종자가 아니다. 하..
(...) 고린도전서 6:1-8 (...) 로마의 형사법은 상대적으로 공정했던 반면 민사소송은 좀 다른 식으로 작동하였다. 분쟁하는 소송 당사자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판결을 얻기 위해 재판관에게(또한 가능한 경우는 배심원에게도) 유인책을 제공했던 것이다. (...) 동료 그리스도인들을 민사법정으로 끌고 가는 부류는 오로지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그리스도인뿐이었다. 그러므로 바울이 공격하고 있는 대상은 책임감 있는 공정한 법의 사용이 아니다. 여기서 바울이 비난하는 것은 (...) 부적절한 조작 행위 (...) pp47-48.
(...) 그들은 이미 예수의 지상 사역에서 예수가 인자로 왔을 때 누릴 권세를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하는 전체 전승을 만들어냈다. 다시 말해서 초대 그리스도교는 부분적으로 예수의 실제 사역과 교훈의 기억에 근거하고, 부분적으로는 그들의 예수에 대한 현재적 경험에 근거하고, 부분적으로는 예수에 대한 미래의 기대에 근거해서 하나의 예수 전승, 즉 예수의 말씀과 예수에 대한 이야기의 전승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p602 (...) 바울로는 거의 전적으로 예수의 십자가 처형과 부활에 관심을 집중하며 예수의 생애에 대해서는 사실상 관시을 갖지 않았다. 익명의 히브리서 저자는 예수를 참으로 유다교 성전 예배에서 합당한 모든 의식의 성취로 보았다. 복음서 기자 마태오는 예수를 하느님의 백성을 향한 하느님의 새롭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동조 단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http://sewolho416.org/2323 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광화문에 가지는 못하지만 27일, 28일 양일간 단식에 참여합니다. 그에 앞서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은 아니다" (마르코 2,27. 공동번역성서) 속절없게도 때로 비극은 일어납니다. 그러나, 금번의 유례없는 비극에 대해서는 자연의 무정한 변덕과 잔혹한 우연의 실수를 탓할 수만은 없습니다. 인재(人災)이기에, 우리 사회가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위에 적은 예수의 말을 따라, 저는 '사회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회의 구습에 매이기 전에, 유례없이 사람을 잃었기에 우리 사회는..
기존 타 교단에서 세례받은 새신자로써, 지난 일요일 나는 성공회로의 전입식과 함께 세례명(성공회식 표현으로는 신명)을 하나 택해야 했다. 고심 끝에 고른 것은 구약 소예언서에 등장하는 "요나"였다. 그 이유에 대해 기록해 둔다.나는 왜 "요나"를 택했는가.1. 설득하시는 하느님요나서는 그 주제보다도 물고기 이야기로 더 유명하다. 문학성을 가진 만큼 초자연적이고 비현실적인 이 일화에서 나는 역설적으로 설득하는 하느님을 발견한다. 크고 무서워 보이지만 실은 불필요하게 번거롭고 다소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이 삽화는 신화적 요소를 풀어볼 때, 내게 불순종에 대한 형벌보다는 요나 내면을 향한 끈질긴 설득으로 다가온다. 이는 박넝쿨 이야기에서 더 명백하다. 나는 요나를, 현실(1장에서 나타는 선한 이방인 등)과 마주..
http://www.crosslow.com/news/articleView.html?idxno=1513[크로스로] 착한 게 다가 아니야 어느 '페북 담벼락'의 충고 박명철 | aimpark@hanmail.net 본문 중정말이지 요즘 주변 기독교인들을 보면, 개개인은 착한지 모르겠는데, 그것 빼고는 다 나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긴다. 신학생들을 보더라도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은 참 착한데 이 세상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이 없다. 어떻게 이번 주 설교를 잘할까, 행사를 잘 치를까, 거기에 몰두해 있다. 물론 이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단지 교회가 이러다보면 어떤 불의를 보아도 내가 죄인인데, 나부터 변해야지 하는 식으로 정작 내 앞에 벌어지고 있는 큰 악에 대해서는 눈 감아버리게 마련이다. ..
http://www.gosc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844'단순화'의 위험 [281호 김형원의 세상 읽기] [281호] 2014년 03월 26일 (수) 10:53:53 김형원 본문 중진보주의자들은 생태, 인권, 여권신장, 인간성 교육, 복지 등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보수적인 사람들은 모든 관심을 현실 경제로 수렴시켜서 모든 것을 경제라는 관점에서 파악하는 ‘경제환원주의’를 신봉한다. 다른 가치들은 모두 뒷전으로 밀려난다(중략)정치에서 ‘단순화 전략’을 가장 잘 사용한 사람이 히틀러였다. 그는 1차 대전 후 독일이 직면한 모든 문제의 근원으로 유대인들을 지목했다. 국민들의 분노와 절망감을 유대인들에 쏟아 붓게 했고, 그 과정에서 열광적인 ..
전통적으로 한국 개신교는 술을 죄악시하였지만, 근래에 들어서 이에 대한 재논의가 일어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논의를 통해 술에 대한 의견이 달라지더라도, 오랜 세월에 걸쳐 쌓인 인식이 있으니만큼 실제적인 변화에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어쨌거나 반가운 일이다. 술에 대한 풍성한 논의는 이 동영상에 잘 나와 있다. 술이 가지는 문제점이 있다고 그걸 무조건 죄악시하는 것은 성숙하다고 볼 수 없다. 내가 더 하고 싶은 이야기는, 교회는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사회적으로 술이 불러일으키는 문제점들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음주운전,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술자리", 과한 술자리로 인한 생활의 파탄, 과음이 불러일으키는 건강 문제) 술을 애초에 죄악시해버리면 이와 같은 이슈들에 대해 목소리를 전혀 ..